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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사고의 중요성(김송호)
씨앗  2014-08-14 01:52:39  |  조회 :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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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엔지니어의 뉴스레터 (제 265 호)




【 과학적 사고의 중요성 】




어떤 주장이 과학적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미국의 과학철학자 L. 라우든은 과학사를 살펴보면 한때 보편적으로 인정받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폐기되었거나 대폭 수정된 이론들이 무수히 많다고 말한다. 고대 및 중세 천문학의 수정구, 의약 분야의 체액론, 열소설, 전자기 에테르 등은 당시의 기준에서 성공적인 이론으로 평가받았으나 결국 버림받고 말았다. 당시에는 진리로 인정받았던 이런 이론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폐기되고 새로운 이론이 과학적이라고 인정받은 것일까? 과학철학자 토마스 쿤은 패러다임의 변화란 용어로 새로운 과학적 주장의 출현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이론이 관찰된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이를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는 현상을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한다. 그러니까 과학 이론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 언제나 잠정적 판단으로 간주된다. 즉 과학 이론은 더 많은 증거 수집과 고찰을 통해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는 것이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W.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는 이를 ‘작업가설(working hypothesis)’이라고 불렀다. 현재의 증거에 근거하여 어떤 과학 이론을 수용했지만, 내일은 새로운 증거에 관한 수정된 해석을 토대로 전혀 다른 이론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새로운 증거에 관한 수정된 해석을 토마스 쿤은 패러다임 변화라고 표현한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란 일반적인 의미에서 특정 과학자 집단을 하나로 묶어 주는 다수의 공통된 가정들로 이루어진 집합을 말하며, 더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의미로는 지금까지 성공을 거둔 과학적 설명을 가리킨다. 즉 과학 이론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이것이 사실임을 과학이 증명하였다’가 아니라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것이 사실이라 믿고 있다’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는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출현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과학적 사고란 무엇인가? 쉬운 것 같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란 쉽지가 않다. 이제부터 서울대 물리학과 최무영 교수의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책갈피, 2008년) 책에 실린 내용을 중심으로 과학적 사고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과학적 사고의 첫째 요소는 기존 지식에 대해 ‘의식적으로 반성’하는 것이다. 최무영 교수는 과학적 사고의 전형적인 예로 갈릴레이의 낙하 실험을 들고 있다. 당시에는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를 떨어뜨리면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실제의 관찰 결과가 그랬으니 아무도 의심을 않은 것이다. 그런데 갈릴레이는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동시에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갈릴레이의 주장은 지금은 당연해 보이지만, 당시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아리스토텔레스도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진다고 주장했고, 실제 경험상으로도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되기 때문에 너무나 획기적인 일이었다. 이렇게 사회적인 보편지식에 반하는 ‘의식적인 반성’을 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천동설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중세에 지동설을 주장했던 코페르니쿠스도 과학적 사고를 보여준 또 하나의 전형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보편진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할지라도, 관찰된 결과에 근거해서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다. 뉴턴의 고전역학이 진리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을 때, 우주를 관찰하면서 고전역학에 대한 모순을 발견하고 이를 수정하는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낼 수 있었던 아인슈타인도 과학적 사고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과학적 사고의 둘째 요소는 ‘지식의 정량화’다.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먼저 떨어진다는 생각은 ‘정량적 사고’를 통해 모순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를 묶어서 떨어뜨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가? 두 물체를 묶으면 따로 따로 떨어뜨릴 때보다 더 무거워지기 때문에 더 빨리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의 중간 속도로 떨어지게 된다. 즉 모순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물체는 원래 동시에 떨어져야 하는데, 공기 저항 때문에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진다는 갈릴레이의 사고를 통해 보면 이 문제는 해결이 된다.



과학적 사고의 세 번째 요소는 ‘지식의 실증적 검토’다. 지식의 정량화를 위해서는 실제 경우를 통해 정량적으로 확인해 보는 과정, 즉 검증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러한 검증을 위해서는 실험을 통해 결과치를 측정한 후 예측된 결과와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인위적인 실험을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실제 자연에서 관측을 한 다음에 이를 예측치와 비교하여 검증을 하여야 한다. 실험을 할 수 있는 갈릴레이의 낙하 실험에서는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몇 배 더 빨리 떨어지는지 실제로 측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측정 결과는 모든 예측치와 일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동일한 무게의 물체가 낙하 속도가 다르다면 그 이론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종이를 떨어뜨릴 때 그냥 떨어뜨린 경우에 그 종이를 뭉쳐서 떨어뜨린 경우보다 낙하속도가 느리게 측정된다. 그런데 무거운 물체가 먼저 떨어진다면, 위의 두 경우에 종이의 무게는 같기 때문에 낙하속도는 같아야 한다. 물론 이 경우에는 공기의 마찰력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두 경우의 낙하속도가 다르게 측정된 것이다. 그렇다면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가 동시에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실험이 필요할까? 공기저항이 없거나 무시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진공상태인 공간에서 낙하실험을 하게 되면 무거운 물체와 가벼운 물체는 동시에 떨어지게 되고, 예측치와 측정치가 일치하게 된다.

물론 실험을 할 수 없고 자연에서 관찰하는 경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있다. 처음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주장했을 때, 그의 지동설이 천문학적인 관찰 결과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던 천동설보다는 훨씬 천체의 운동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그 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갈릴레이, 케플러, 뉴턴을 거치면서 수정되고 보완되어 정량적으로도 확실히 이론이 정립되게 되었다. 지식의 정량화를 통해 완전한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 것이다. 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검증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완전하지는 않지만, 개기일식 때에 별의 위치 치우침 현상을 관찰함으로써 이론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즉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도 중력에 의해 휘게 되는데, 개기일식 때 해 뒤에 있는 별의 빛이 태양의 중력의 작용으로 휘어져서 별의 위치가 실제로 치우치게 관측됨으로써 그 타당성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과학적 사고의 네 번째 요소는 ‘지식의 반증 가능성’이다. 어떤 과학 지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 대해 검증을 거쳤다고 하더라도 단 한 가지 경우에 그에 반하는 결과가 나오면 그 과학 지식은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뉴턴의 고전역학이 일상생활 범위 안에서는 잘 맞아서 법칙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지만, 우주에서처럼 빛의 빠르기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 발견되었다. 따라서 뉴턴의 고전역학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뉴턴의 고전역학이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이용되고 있는 이유는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뉴턴의 고전역학에 의해 푼 결과가 상대성원리로 푼 결과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뉴턴의 고전역학은 상대성원리에 비해 다루기가 쉽기 때문에 아직도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특수한 경우에만 맞는다는 전제를 항상 달고서 말이다.

이와 같이 어떤 과학 지식도 반증 가능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과학적 사고다. 반증 가능성이란 반증할 수 있는 기회를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능성에 대해 검증을 했다면 과학적 사실일 확률은 올라가지만, 절대적으로 과학적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 조상들이 태고 적부터 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기 때문에 천동설이 옳다고 검증했지만, 다른 천체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나서는 지동설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가 과학이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종교가 무조건적인 믿음을 내세우면서 어떤 주장에 대한 ‘반증 가능성’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과학적 사고의 다섯 번째 요소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하나의 합리적 체계’로 설명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이다. 특정 지식은 개별적인 과학적 사실들을 말하는데, 과학 활동은 이러한 단편적인 특정 지식을 묶어서 보편 지식 체계를 만들려고 한다. 이와 같이 보편적 지식 체계를 이론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현상, 밀물과 썰물이 생기는 현상 등은 개별적인 특정 지식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특정지식들을 묶어서 설명하는 하나의 이론을 만들면 보편 지식이 된다. 우리가 보통 과학 지식이라고 하면 이런 체계화된 보편 지식을 의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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